[출판] 인문코딩(포스트휴먼사이언스9)
- posthuman hi
- 1월 16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1월 23일

출판
파이돈 2025년 1월 20일 출간
저자
박충식 유원대학교(아산캠퍼스)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석좌교수
정광진 사회정의문화연구소 대표이자 한양여대 사회복지과 겸임교수
이상동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부교수
심형준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진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오영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융합교양학부 초빙 조교수
석기용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교수
최복희 가톨릭대학교 학부대학 교수
책 소개
인문사회과학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인문코딩’의 연구 사례와 함께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몇몇 사례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인문코딩이란 ‘인문학적 이론이나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코딩’으로서 “인문사회학적 지식과 상상력에 기반하여 컴퓨터 프로그램 만들기”로 정의할 수 있다. 좀 더 풀어쓰면 믿음이나 감정, 의식, 자유, 정의, 윤리 등 인문사회학에서 제기하는 복잡한 문제들을 ‘코딩’ 기술로 탐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인간과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코딩을 활용해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인문사회학적 이론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문코딩은 인간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반영하는 인문사회과학의 통찰을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하여 분석하고 구체화하는 시도이기에 인문사회학과 프로그램 개발 등 두 분야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 현장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문제 해결의 능력을 키우는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 훈련인 코딩 교육이 실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코딩 교육 자체보다는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사고(AI Thinking)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전문 프로그래머들이 할 수 있는 작업을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할 수 있게 된 만큼, 전문적인 코딩 능력보다는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이 더욱 필요하게 되었다. ‘인문코딩’은 인문사회학적 교육과 코딩 교육을 병행함으로써 미래의 인간 사회에 대한 이해와 미래의 기술을 준비할 수 있는 방향점을 제시한다.
출판사 서평
책의 주요 내용
책의 1부에서는 사회, 역사, 종교 분야에서 코딩을 활용한 연구 사례들을 소개하며, 2부에서는 딥러닝을 이용한 문학 텍스트 연구와 생성형 인공지능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시 창작 등 언어와 예술 분야의 코딩을 소개한다. 3부에서는 프로그램 코딩을 통한 논리 교육의 가능성을 비롯해 칸트의 비판철학과 율곡의 성리학에 기반하여 윤리적 인공지능 기계의 원리를 탐구한다.
1장 「사회를 코딩하기」는 코딩과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현상을 연구하는 계산사회과학을 소개한다. 이 글에서는 1960년대 전후에 등장하여 오랫동안 계산사회과학을 대표했던 접근법인 ‘소셜 시뮬레이션’을 소개하고,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지만 텍스트의 디지털화와 함께 최근 적용 가능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사회과학의 새로운 연구 방법으로 자리 잡은 ‘계산 텍스트 분석’을 소개한다. 계산 텍스트 분석의 사례로 소개되는 의료기록과 소셜미디어 텍스트 분석을 통해 퇴역 군인의 자살을 예측한 ‘뒤르켐 프로젝트’는 특히 흥미롭다.
2장 「역사 시뮬레이션과 역사 코딩」은 AI 및 빅데이터 분야가 산업과 학문 영역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오늘날, 역사학 분야에서도 ‘디지털 역사학’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기술을 연구 방법론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많은 역사 연구자가 디지털 기술을 연구 방법론으로 도입하는 것에 회의적인 현실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역사 연구 방법론의 변화를 살펴보고, 디지털 기술의 역사 연구 방법론 도입을 모색하는 글이다. 매핑 혹은 GIS, 텍스트 마이닝, 네트워크 분석과 같이 디지털 기술을 역사 연구에 적용한 디지털 역사학을 살펴보고 디지털 방법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디지털 역사학과 유사하면서도 구체적으로는 차별화된 컴퓨테이셔널 역사학을 알아보자.
3장 「코딩으로 종교문화 연구하기」는 디지털 기술과 종교문화 연구의 만남을 다룬다. 저자는 종교와 코딩의 조합이 어색해 보일 수 있지만, 알파고와 챗GPT 같은 AI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종교와 같이 복잡한 문화 현상도 디지털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한다. 디지털 인문학 분야의 연구 방법론을 종교문화 연구에 적용하여 이야기한다면, ‘디지털 종교학’이라고 말할 수도 있기 때문에 ‘디지털 종교학’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 수 있는지, 현재까지 이루어진 주요 연구 사례들을 살펴보는 글이다.
4장 「딥러닝을 이용한 한중일 한시의 영향관계 분석」은 전근대 시기 동아시아에서 지식인들이 한시를 지을 때 선대의 한시 작가 또는 작품들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중국의 지식인들도 한시를 지을 때 선대 작가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들은 그런 경향이 더 두드러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선과 일본의 한시는 중국의 어느 시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까를 알아보기 위해 중국 시인 245명의 한시 약 12만 수를 토대로 작자를 판단하는 딥러닝 모델을 만들어 인문학 연구에 코딩을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례를 제공한다.
5장 「생성형 인공지능과 시적 연산」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적 창작의 본질을 탐구하며,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시적 연산’의 개념을 제시한다. 이 글은 시적 연산을 통해 인간과 기계는 상호작용하며 창의적 긴장을 유지하고, 기존의 틀을 넘나드는 새로운 표현과 의미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코딩이나 최근의 AI 기술을 인문학 연구에 활용하고자 할 때 문제의식과 방법론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6장 「프로그램 코딩과 논리 교육」은 논리 교육을 코딩 교육과 융합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프로그램 코딩 교육에서 논리학 교육의 중요성이 다소 간과되고 있는 현실에 문제제기를 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논리학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논리적 연산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이 글은 논리학을 충실히 공부하는 것, 특히 형식 논리학을 철저히 학습하고 훈련하는 것이 프로그래머에게 여러모로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더불어, 단지 더 나은 프로그래밍을 위해 논리학 공부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논리 교육 자체를 코딩 교육과 융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7장 「칸트 머신: 칸트 비판철학 코딩하기」는 칸트 철학과 인공지능 연구를 융합하여 철학적 사고를 기술로 구현하려는 시도를 다룬다. 이 글은 철학적 이론과 컴퓨터 공학적 접근을 통합하여, 인간의 이성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 과정을 인공지능에 적용하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저자는 이 글에서 칸트의 비판철학이 인공지능의 설계 원리로 사용할 수 있음을 ‘칸트 머신’의 사례를 통해서 보여준다. 즉 칸트 철학이 추상적이고 복잡한 철학적 개념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표현함으로써 철학적 사고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의 사례를 탐색하는 것이다.
8장 「율곡 머신: 기(氣)의 도덕적 패턴 코딩하기」는 다양한 인공지능 시뮬레이션이 시도되어 인간의 정신과 같은 활동을 구현하는 것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시대, 전통철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는 글이다. 이 글에서는 성리학의 도덕 모형을 인공지능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다면 어떤 시도가 가능할지 모색하고 있다. 즉 성리학의 마음의 개념이 현대의 마음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는 없을까? 코딩으로 성리학적 도덕 모형의 패턴을 초보적으로라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시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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